처음처럼
:::gaggle's::: :
2016. 1. 16. 08:28
是故貴者必以踐爲號, 而高者必以下爲基 (시고귀자필이천위호, 이고자필이하위기)
淮南子 原道訓(회남자 원도훈)에 나오는 말이다. 풀이하자면 “그런고로 귀한 자는 천한 것으로 호(號)를 삼고, 높은 자는 낮은 것으로 터(基)를 삼는다.”이다.
주위 몇몇 분의 호(號)를 천하게(?) 지어드린 적이 있다. 그럴 때면 꼭 이에 걸맞게 잘 지은 호(號)를 가진 분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잘 알려진 신영복 교수님이라 알려드린다.
지금은 한글로 “쇠귀”란 호(號)를 사용하시지만 전에는 한자로 “牛耳”를 사용하셨다. 牛耳讀經(우이독경)에서 호(號)를 따오신 것이다. ‘쇠귀에 경읽기’ 허접하면서도 참 의미가 깊은 호(號)라 하겠다.
붓글씨에도 조예가 깊으셔서 이른바 “쇠귀체”를 창안하기도 하셨다. 소주 ‘처음처럼’의 글씨가 바로 신영복 교수님의 쇠귀체이다.
그분이 어제 떠나셨다. 몇 번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어 먼발치에서나마 뵈었는데,,,
(삼가 故人의 冥福을 빕니다...)